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고 NAS 탓을 하기 시작한 건 구매하고 두 달쯤 지났을 때였다. 정확히 얼마나 먹는지 알아야 억울하든 억울하지 않든 판단이 서겠다 싶어서, 콘센트에 꽂는 소비전력 측정기를 하나 샀다. 이후 약 1년 동안 2베이 시놀로지 NAS를 24시간 켜두면서 대기 상태와 실제 부하 상태의 소비전력을 꾸준히 기록했다. 수치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고, 절전 설정 하나로 체감이 달라지는 부분도 있었다.
측정 환경과 장비 구성
사용한 기기는 2베이 시놀로지 NAS에 3.5인치 HDD 두 장을 장착한 구성이다. 전력 측정기는 국내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보급형 제품으로, 와트(W) 단위와 누적 kWh를 함께 표시해준다. 정밀 계측 장비는 아니지만 일상적인 소비 경향을 파악하는 데는 충분했다.
측정은 세 가지 상태로 나눠서 진행했다. HDD가 완전히 돌아가는 부하 상태, 파일 접근이 없는 유휴 상태, 그리고 HDD 하이버네이션이 걸린 디스크 정지 상태다. 각 상태를 여러 날에 걸쳐 반복 확인했고, 수치가 안정될 때의 값을 기준으로 삼았다.
실측 소비전력 수치
HDD가 회전 중인 유휴 상태에서는 대략 20~25W 안팎이 나왔다. 파일을 대량으로 복사하거나 트랜스코딩 작업이 걸릴 때는 30W를 넘기도 했지만, 일상적인 백업 수신 정도라면 25W 이하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HDD 하이버네이션이 작동해 디스크가 멈춘 상태에서는 7~10W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같은 기기인데 상태에 따라 소비전력이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연간 누적 소비량으로 환산하면, 하이버네이션 없이 24시간 풀가동 기준으로는 대략 180~220kWh 정도가 나올 수 있다. 하이버네이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이 수치가 상당히 줄어든다. 물론 HDD 모델, 베이 수, 추가 패키지 실행 여부에 따라 개인 환경마다 차이가 크다.
HDD 하이버네이션과 야간 절전 스케줄
시놀로지 DSM에는 HDD 하이버네이션 대기 시간을 설정하는 옵션이 있다. 일정 시간 동안 디스크 접근이 없으면 자동으로 스핀다운시키는 기능이다. 처음에는 20분으로 설정했는데, 자잘한 패키지들이 주기적으로 디스크를 건드려서 실제로는 하이버네이션이 거의 걸리지 않았다. 원인을 하나씩 찾아서 불필요한 패키지를 정리하고 나서야 제대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야간 절전 스케줄도 병행했다. 새벽 2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NAS가 자동으로 종료되도록 예약해뒀다. 이 구간 동안은 소비전력이 0에 가까워지니 누적 절감 효과가 생각보다 컸다. 다만 이 시간대에 외부에서 접근할 일이 생기면 불편하기 때문에, 사용 패턴을 먼저 파악하고 나서 적용하는 편이 낫다.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한국의 주택용 전기요금은 누진 구간에 따라 단가가 달라지기 때문에, NAS 단독으로 요금을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 가구 전체 사용량이 어느 구간에 걸쳐 있느냐에 따라 NAS 한 대가 추가하는 비용의 체감이 달라진다. 정확한 구간별 단가는 한국전력 전기요금 안내 페이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내 환경을 기준으로 대략 계산해보면, 절전 설정을 적용한 이후 NAS 때문에 추가되는 요금은 월 2,000~4,000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절전 설정 전에는 이보다 조금 더 나왔다. 어디까지나 개인 환경의 추정치이고, 누진 구간이나 계절 요금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구독형 클라우드와 총비용 비교
NAS를 도입하기 전에 쓰던 구독형 클라우드 스토리지는 월 1만 원 초반대였다. NAS 초기 구입비와 HDD 비용, 그리고 연간 전기요금을 합산해서 손익분기점을 따져봤다. 초기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단순히 월 요금만 비교해서는 NAS가 무조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3~4년 이상 사용한다는 전제 아래에서는 총비용 면에서 NAS 쪽이 낮아지는 구조다. 다만 HDD 교체 주기, 고장 리스크, 직접 관리에 드는 시간을 금전으로 환산하면 단순 비교보다 복잡해진다. 클라우드는 편의성과 접근성에서 강점이 있고, NAS는 대용량 데이터를 오래 보관하는 용도에서 비용 효율이 높아지는 편이다. 어느 쪽이 낫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사용 목적과 데이터 규모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1년 운용 후 느낀 점
소비전력 자체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문제는 설정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절전 기능이 있어도 실제로는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하이버네이션을 방해하는 패키지를 찾아내고 야간 스케줄을 조정하는 데 몇 주가 걸렸다. 처음부터 이 부분을 꼼꼼히 잡고 시작했더라면 초반 전기요금을 조금 더 아낄 수 있었을 것이다.
전력 측정기는 NAS 운용에 꽤 유용한 도구였다. 설정 변경 전후를 수치로 비교할 수 있어서 어떤 조치가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편했다. 비싼 장비가 아니어도 되니, NAS를 장기 운용할 계획이라면 하나 구비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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