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 NAS에 담아두었던 사진 폴더 하나가 조용히 사라졌다. RAID 1로 묶어놨으니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디스크 고장이 아니라 내가 실수로 폴더를 삭제한 것이었다. RAID는 두 디스크를 동시에 미러링하기 때문에 삭제 명령도 그대로 양쪽에 반영된다. 복구 소프트웨어를 돌려봤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그때 처음으로 RAID가 백업이 아니라는 말을 몸으로 이해했다.
그 이후로 백업 구조를 다시 짰다. 시놀로지 DSM에 기본 탑재된 Hyper Backup을 중심으로, 외장 디스크와 원격 위치를 동시에 쓰는 이중 백업을 구성했다. 완벽하진 않지만 지금은 꽤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3-2-1 규칙을 개인 환경에 적용하기
3-2-1 규칙은 단순하다. 데이터 사본을 3개 유지하고, 2가지 다른 미디어에 저장하며, 그 중 1개는 오프사이트에 둔다는 원칙이다. 기업 환경에서 나온 개념이지만 개인 NAS에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
내 경우엔 NAS 자체가 원본, USB 외장 디스크가 두 번째 사본, 그리고 다른 장소에 있는 지인의 시놀로지 NAS가 세 번째 사본이다. 클라우드 스토리지를 쓰는 방법도 있지만 용량 대비 비용이 부담스러워서 일단 이 구조로 시작했다. 오프사이트 NAS가 없다면 Synology C2나 Backblaze B2 같은 서비스를 연결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다.
Hyper Backup 설치와 첫 작업 설정
Hyper Backup은 DSM 패키지 센터에서 바로 설치할 수 있다. 설치 후 처음 실행하면 백업 대상을 선택하는 마법사가 뜨는데, 로컬 폴더 및 USB, rsync 서버, 시놀로지 C2, 각종 클라우드 서비스 등 선택지가 꽤 넓다. 공식 문서인 Synology Hyper Backup Quick Start Guide에 각 대상별 설정 절차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처음 구성할 때 참고했다.
첫 번째 작업은 외장 디스크 대상으로 만들었다. 백업할 폴더를 선택하고, 애플리케이션 백업 여부를 체크한 뒤, 스케줄과 보존 정책을 설정하면 된다. 나는 매일 새벽 3시에 실행되도록 스케줄을 잡고, 버전은 최근 30개를 유지하도록 설정했다. 버전 관리가 되기 때문에 파일을 실수로 지워도 특정 시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원격 NAS로 두 번째 백업 작업 추가하기
두 번째 작업은 지인 집의 시놀로지 NAS를 대상으로 구성했다. Hyper Backup에서 rsync 서버를 선택하고, 상대방 NAS의 외부 IP와 포트, 계정 정보를 입력하면 연결된다. 상대방 DSM에서는 rsync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전용 계정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다. 관리자 계정을 그대로 쓰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
초기 백업은 데이터 양에 따라 꽤 오래 걸린다. 나는 약 800GB를 처음 전송하는 데 이틀 가까이 걸렸다. 업로드 속도가 병목이라 어쩔 수 없었다. 이후 증분 백업은 변경된 파일만 전송하기 때문에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첫 전송만 넘기면 이후 운영은 거의 신경 쓸 일이 없다.
보존 정책과 버전 관리 설정
Hyper Backup의 보존 정책은 단순 버전 수 유지 외에도 스마트 재활용 방식을 지원한다. 최근 며칠은 매일, 그 이전은 주 단위, 더 오래된 건 월 단위로 보존하는 방식이다. 저장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면서도 오래된 버전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장 디스크는 용량이 제한적이라 버전 수를 30개로 제한했고, 원격 NAS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스마트 재활용으로 설정했다. 두 백업 대상의 정책을 동일하게 맞출 필요는 없다. 각 저장소의 용량과 목적에 따라 다르게 운영하는 게 오히려 자연스럽다.
백업 무결성 검사와 복구 테스트
백업은 만들어두는 것보다 복구가 실제로 되는지 확인하는 게 더 중요하다. Hyper Backup에는 데이터 무결성 검사 기능이 있다. 작업 목록에서 해당 작업을 선택하고 무결성 검사를 실행하면 백업 파일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준다. 나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수동으로 돌린다.
실제 복구 테스트도 한 번 해봤다. Hyper Backup 탐색기를 열면 백업된 버전을 파일 탐색기처럼 탐색할 수 있고, 원하는 파일만 골라서 복원하는 것도 가능하다. 처음엔 복잡할 것 같았는데 막상 써보니 직관적이었다. 전체 복구보다 파일 단위 복구가 실제로 훨씬 자주 쓰인다는 것도 이때 알았다.
지금 구조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
현재 구성에서 가장 취약한 지점은 외장 디스크가 NAS와 같은 물리적 공간에 있다는 점이다. 화재나 침수 같은 상황이 생기면 NAS와 외장 디스크가 동시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원격 백업이 어느 정도 커버하지만, 외장 디스크를 주기적으로 다른 장소에 옮겨두는 습관을 들이는 게 이상적이다. 아직 그 부분은 실천이 잘 안 되고 있다.
또 하나는 백업 알림 설정이다. 작업 실패 시 이메일이나 푸시 알림을 받도록 설정해두면 문제를 빨리 파악할 수 있다. DSM 알림 설정에서 Hyper Backup 이벤트를 활성화해두는 것을 권장한다. 백업이 조용히 실패하고 있는데 한참 뒤에 알게 되는 상황은 생각보다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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